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지구환경공학부 로고

School of Environment and Energy Engineering

연구성과/뉴스

연구성과/뉴스

[강성봉 교수] <탄소중립 연속기고> 인류의 삶 윤택하게 바꾼 촉매, 다음 번 숙제는 탄소중립

작성자지구·환경공학부  조회수1,600 Date2022-04-18
강성봉 교수.jpg [26.6 KB]
벌채된 아마존.jpg [282.8 KB]

강성봉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일상생활에서나 문학작품들에서 어떤 성취나 성공을 거두었을때 흔히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라고 한다. 이 카타르시스는 그리스어로 '정화'에 그 유래를 찾을 수 있으며, 문학적으로는 마음속에 쌓여있던 응어리, 고뇌가 풀리고 감정의 승화 상태에 이르는 상태를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과학적인 의미에 포커스를 맞추어 한걸음 들어가보면 '카타르시스'는 '촉매반응'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문학적 표현과 과학적 정의가 묘하게 일치되는 여러 예시 중 하나 일 것이다. 지금까지 '촉매'라는 단어는 한번쯤 우리가 접해보았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촉매'는 "반응과정에서 소모되거나 변하지 않으며, 반응 속도를 빠르게 혹은 느리게 만드는 물질을 의미한다"는 기본 개념을 배웠다.

15년간 촉매에 대해 연구하면서 한가지 깨달은 점은 촉매란 어떠한 화학반응에 필요한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물질이 분명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촉매'는 두말할 나위없이 우리의 삶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1909년 독일의 화학자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가 철계통의 촉매를 사용하여 수소와 질소 반응을 통해 비료의 핵심 물질인 암모니아를 인공적으로 대량 생산에 성공하면서 인류의 고질적 고민인 식량 생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후 현재까지 수많은 과학자들이 촉매 연구를 통해 우리 삶에 지대한 공헌을 한 사례는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수없이 많다. 오죽하면 '산업의 쌀'이라는 표현까지 나왔겠는가. 

벌채된 아마존 삼림의 일부. AFP/연합뉴스 제공

그 중에서 빼놓을수 없는 분야가 바로 '환경촉매'이다. 환경촉매는 현재 촉매생산 시장의 70~80%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고 있는 고부가가치 물질이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환경촉매는 발전소, 자동차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에서 배출되는 유해한 가스를 '카타르시스' 본래 의미대로 정화하는 물질이다. 1970년 후반 환경촉매가 개발되면서 미국 로스앤젤레스나 런던에서 스모그는 자취를 감췄고 가족들이 마음 놓고 길거리를 다니고 발전소에서 제공되는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또 미세먼지 생성에 참여하는 해로운 가스들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깨끗한 공기를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환경촉매는 비단 배기가스의 정화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거대한 아젠다이자 숙제인 '탄소중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탄소중립'은 말 그대로 탄소가 배출되는 그 양만큼 다시 저장하거나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인간이 지구의 온난화 현상에 영향을 미친 것은 명백하다는 결론을 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숙제를 설정했다. 결국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을 어제보다 줄여야하고, 또한 활용을 더욱 많이 해야만 실질적으로 탄소중립에 가까워 질 수 있다는 단순한 계산이 나온다. 지구의 온도가 뜨거워지는 지구온난화는 '온실가스'에 의한 것임은 이제 상식일 것이다.

그렇다면 온실가스는 무엇인가? 열을 잘 흡수하지만 방출은 잘 안하는 가스일 것이다. 우리가 숨쉬는 공기의 78%는 질소,  21%는 산소로 이루어져 있다. 질소와 산소가 온실가스라면 인류를 포함한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말해 온실가스는 무엇인가? 저탄소 녹생성장 기본법에는 6대 온실가스를 지정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기여도가 높고 인류가 해결해야할 두가지는 당연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CH₄)을 꼽을수 있다. 특유의 분자 구조로 인해 필연적으로 태양에서 지구로 전달되는 열에너지를 두 가스가 흡수를 잘 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지구상의 식물들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광합성을 하고 다양한 자정작용으로 인해 그나마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지구가 작동 했을런지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아마존 벌목은 현재 진행형이고, 기후변화로 이례적인 전지구적 산불을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흔히 접하고 있다. 지구의 자정작용에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의미일 것이다. 인류는 늘 문제를 야기하지만 그와 동시에 답을 찾아오며 생존해왔다. 이에 대한 해답을 환경촉매에서 구하고자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이산화탄소와 메탄 배출을 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2020년 기준태양열-풍력등의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10%를 넘지 못한다는 점을 미루어보아 온실가스 배출 감축은 꼭 이루어져야 하지만 당장 해결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배출된 이산화탄소, 메탄을 활용해야만 탄소중립에 가까워 질 수 있다.

환경촉매는 가스를 정화하는데 특화된 물질이다. 지금 실험실에서는 불빛을 밝히며 연구실 학생, 연구원들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직접 반응 시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반응시켜 고부가가치 연료로 생산하는 기술, 메탄을 이산화탄소로 전환하는 기술을 들 수 있다. 실험실에서만 작동되는 현상이 아닌, 발전소·자동차 배기가스 정화촉매처럼 환경촉매가 직접 탄소중립과 실제 우리 삶에 기여할 시기를 좀 더 앞당겨야겠다는 작은 소망을 담아본다. 

 

관련기사링크: https://www.dongascience.com/news.php?idx=52890